안부지기 · 이야기 · 개발 일지 ③

개발 일지 ③ — 이름과 얼굴

기능이 모양을 갖추자, 이 앱을 뭐라고 부를지 정해야 했습니다. 이름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짧으면서, 무슨 앱인지 짐작되면서, 너무 기능적이지 않은 이름. 멋있는 단어를 늘어놓아 봤지만 영 와닿지 않았습니다.

거창한 작명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이 앱이 하는 일은 결국 “안부를 챙기는 것” 하나니까요. 그렇게 안부지기가 됐습니다. 안부를 지켜주는, 곁에서 조용히 챙겨주는 친구 같은 이름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름이 정해지고 나니, 신기하게도 앱의 성격까지 더 또렷해졌습니다.

다음은 얼굴이었습니다. 편지 한 통, 김이 나는 커피, 동그란 옛날 전화기 — 따뜻하고 조용한 책상 위 풍경을 마스코트로 삼았습니다. 번쩍이고 자극적인 느낌은 일부러 피했습니다. 매일 알림을 보내는 앱일수록, 화면을 열었을 때 마음이 차분해지는 쪽이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마스코트의 표정과 크기를 두고도 한참 만지작거렸습니다. 너무 귀여우면 가벼워 보이고, 너무 단정하면 차가워 보였습니다. “오래된 친구에게 안부를 묻는 마음”에 어울리는 정도의 온도를 찾으려 여러 번 고쳤습니다.

이 무렵 광고 동의 화면처럼, 해외 이용자를 위한 절차도 함께 붙였습니다. 아직 출시도 안 한 앱에 이런 것까지 신경 쓰나 싶었지만, 보이는 얼굴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규칙도 처음부터 제대로 갖추고 싶었습니다. 나중에 급하게 끼워 넣는 것보다, 처음부터 바르게 까는 편이 마음이 편했습니다.

기능이 아무리 좋아도 매일 보고 싶지 않으면 안 쓰게 됩니다. 그래서 얼굴과 분위기를, 기능만큼이나 오래 붙잡고 다듬었습니다. 이름과 얼굴이 생기고 나니, 비로소 “내 앱”이라는 실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